아프간 주둔 영국군 5명의 충격적인 죽음.

일단 BBC 기사 링크부터


간략히 소개하자면 지난 11월 3일, 아프간 헬만드 주 나드 알리 지구의 신 칼리 체크포인트에서 아프간 경찰들과 함께 근무중이던 영국군 근위척탄병 연대 3명, 헌병 2명이 자신들과 함께 일하던 아프간 경찰 1명에 의해 총격을 받았고 사망한 사건입니다. 이 외에 영국군 6명, 아프간 경찰 2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범인은 도주했으며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미국에서의 총격사건과는 달리 이 사건은 현지 ISAF의 전쟁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까진 아직 공식적인 탈리반측의 발표는 없었지만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두고 조사가 진행중입니다. 설령 탈리반과의 연계가 없다 하더라도 충동적인 총기난사가 아닌, 도주까지 대비한 계획적 범행인만큼 현지 미군/영국군에 대한 적대적 의사를 표현한 것임은 분명합니다.

사망한 병사들은 아프간 경찰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했으며 당시까지 2주간 같이 생활했다고 합니다. 올해들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경찰과의 협력 및 강화를 통한 전쟁수행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게 모든 아프간 파병국들의 입장이었고 실제로 많은 업무가 아프간 보안군의 훈련 및 합동작전에 쏠려 있었던만큼 이번 사건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물론 비슷한 사례가 2008년에도 있어서 2명의 미군이 죽은 적이 있습니다만)

탈리반의 폭탄테러로 UN직원들이 상당수 죽음을 당한 것도 최근 사례라는 점등을 종합해보면 ISAF의 주요목적이 된 '아프간 정부군 강화 및 아프간에 대한 경제적 지원 확대 및 복구'를 탈리반이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아프간 군,경찰과 ISAF간의 신뢰를 흔들어 놓는 행위도 상당히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술입니다.(당장 이번 건으로 당분간 일선의 영국군 병사들은 아프간인들과 함께 행동하는데 지장이 생길겁니다. 말그대로 방아쇠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겠죠 -_-)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영국의 주요신문들은 아프간에서의 철수를 고려한 기사들을 싣기 시작했고, '아프간 지원' 임무에 대한 공포와 불만도 대단합니다. 단순한 사망자 통계만 봐도 11월 7일까지 올해 사망한 영국군은 무려 94명으로 지난해의 2배 수준입니다.

여기에 더해 11월 6일엔 NATO측의 오폭이 발생해서 아프간 정부군 4명, 경찰 3명이 사망했고 미군 5명을 포함한 2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재선에 '좀 어이없게' 성공한게 겨우 11월 2일의 일인데, 일주일도 안 지나서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좀더 두고볼 필요는 있으나 탈리반과의 협상론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적어도 2001년에 당시 황상이 꿈꾸었던 평화로운 아프간 민주국가 건설은 말그대로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by 라피에사쥬 | 2009/11/08 18:28 | 레인오브파이어 - 역사관련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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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산왕 at 2009/11/08 18:32
카르자이 대통령이 탈레반도 껴주겠다고 한 것 같은데 어찌 되어가려나 모르겠군요 -_-;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08:39
탈리반 측은 '카르자이만 꺼져주면' 자기들도 선거라는 걸 해볼 생각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_-;; 일단 현 상태에선 어떤 계기가 없는 한 양쪽이 계속 적대적 관계를 지속할 겁니다.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11/08 18:44
훼방 놓는 것 밖에 할줄 모르는 녀석들이 오면 어떻게 될지 참 걱정이군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08:38
개인적으로 대륙의 인민훼방꾼이 한 10년 후 아프간을 맡으면 어떻게 될려나 기대중입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9/11/08 19:54
'평화로운 민주국가 아프가니스탄'이 가능할리가....;;;

그나저나 대폭 증강될 우리 지방재건팀도 경찰교육에 뛰어든다는데 걱정이군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08:37
Support 타입의 인력, 물자 파견이라는 게 사실 테러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비병력이 늘어나면 또 그만큼 공격받을 위험도 늘어납니다. -_-;;
Commented by 프티제롬 at 2009/11/08 21:00
프랑스 뉴스에서는 아프간 경찰에 탈레반이 들어간거라고 하던데..
한국도 파병하면 피를 보는건 이젠 피할수 없을듯 합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08:35
지난 2007년 당시 한국군의 파병내역이 철저히 의무/재건쪽으로 이루어져서 탈리반에게 적대적이지 않았음에도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손실은 존재할 겁니다. 다만 그게 어느정도이고 또 여론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지요. 개인적으로는 현 MB정권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큰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Commented by Andrew at 2009/11/08 22:12
솔직히 전쟁이 있어야 망할놈의 경제가 돌아가지요./. 그래서 평화를 사랑한다는 오바마도 국익을 위해서 추가파병을 감행하는것이구요... 우리역시도 미국의 경제회복이 곧 한국의 상호이익효과를 가져올수 있으니까요/// 피를 본다고 하더라도 역시 국가의 입장은 다수의 이익인듯 합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08:32
농담으로 듣겠습니다. 전쟁-군산복합체-경제 떡밥에 대해선 Luthein님이 잘 다루신 바 있으니 그쪽에 찾아가시길.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11/09 01:15
아프간은 답이 없습니다. 그저 곧 다시 돌아올 탈레반 치하에서 교육의 권리를 빼앗길 아프간 여자아이들이 불쌍할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09:09
솔직히 논점을 좀 벗어나지만, 탈리반이 히즈불라 급은 안되도 그동안 많이 변화한게 사실이라 무턱대고 '탈리반 치하는 옛날과 똑같을 것이다.'고 생각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무성에서도 'good taliban, bad taliban'같은 소리를 할 수 있는 거죠.

(덧붙여 문제가 되는 점은 아프간 남동부와 파키스탄의 북서변경주에 거주중인 파슈툰 족의 특성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들은 소련과의 전쟁시기부터 북서변경주로 가족을 대피시키고, 남성들은 아프간을 오가며 전쟁과 교역을 수행하곤 했고 파키스탄으로부터의 독립움직임도 이끈 바 있습니다. 정착된 생활을 하기 힘든 집단이기 때문에 '교육의 권리' 같은건 소련이 내세운 아프간 정권에서든, 파키스탄 정권에서든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요소이며 오히려 파슈툰족이 자체적으로 세운 이슬람 학교와 마을 공동체가 여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 대표적으로 인식해주는 존재는 탈리반 정권이 있었을 당시에 아프간 구호를 위해 파견되었던 UN 및 각종 NGO의 인원들이었습니다. 이들도 외신들만큼 처음에는 탈리반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나 엄격한 이슬람법에 큰 반감이 있었을 겁니다. 문제는 서구와 비교해 아무런 기반도 없고 사회적 체계와 특성이 다른 동네에서 서구적인 가치를 논해봤자 의미가 없으며 상황만 더 심각해진다는 점인 겁니다. 실질적으로 국적마저 모호한 파슈툰족의 민간인, 여성들 입장에선 탈리반이 살아남아야 그나마 생활의 질이 붕괴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탈리반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러한 지리,사회적 특성을 가진 곳에서 어느정도 '현실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프가니스탄에 서구적인 가치가 통하게 만들려면 결국 그런 현실적인 요소를 무시해선 안됩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11/09 10:12
문화적 특성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a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1/09 12:24
근본적으로는 먹고 사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NWFP는 그야말로 파키스탄 본국으로부터 군사적 거점 정도로만 생각되어 왔지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은 거의 개선된게 없어서 '탈리반 잡는데 협력하면 수도랑 전기를 설치해줄 의향이 있다'고 파키스탄 측이 설득에 나선적이 있으니... -_-
Commented by MK at 2009/11/13 19:37
그러고 보니, 파슈툰 지역의 사람들을 자신들을 파키스탄 정부에 속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자기 부족의 부족민으로서 생각하더군요. 자기의 교리에 충실하고 (의식에 따라 준비되지 않은 고기를 먹지 않아서 10키로나 살이 빠진 친구).
대가족 제도에 남자가 출정하면 가족들이 뒤를 돌봐주는, 어찌 보면 20-30년 전의 한국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각각의 씨족이 떨어져 있으면 이런 사회가 되었을 지도..
이런 곳에 서구식 여권론을 들이미는 것은 쉽지 않을 듯 하더군요. 대화의 창구가 너무 다양하다 보니, 정권차원에서도 그냥 '부족지역'이라고 놔두는 게 편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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