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감상, 한숨으로 마무리짓는 9월.

안녕하십니까, 있는 시간 없는 시간 다 털면 블로그 관리하고 이웃분들 순회할 시간이 엄청 남는 주제에 딴짓만 하다가 자연스럽게 심도 600m쯤 잠수탄 라피입니다[......]



1. 바빴다고는 하기는 좀 그렇지만... 본래 살고 있던 좋은 의무여단 배럭에서 쫓겨나... 근무지에서 가까운 방크기 1/3짜리 배럭으로 이사했습니다.

전 이를 경험하면서 심정이 많이 변했는데... 이 배럭 이사에 앞서서 작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캠프 XXX의 DFAC(식당)에서 있던 일입니다. 그곳은 평소엔 멀어서 잘 이용하지 않는 곳인데 배럭이사가기 몇주전 우연히 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날이 UFG Victory Meal을 주는 날이라는 겁니다;;

각 DFAC마다 특별식이 나오는 날이 한달에 1번쯤은 있기 때문에 뭐 그리 특별하겠냐, UFG는 그저 훈련일 뿐인데 무슨 얼어죽을 victory냐[...]를 읊어 대면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돼지를 한마리 통째로 잡아서 구워놓은 걸 직접 썰어서 주고 있더군요.

뭐 그 외에도 평소엔 코빼기도 볼 수 없었던 스테이크나 킹크랩다리, 새우튀김 등등[..] 아니 정말 UFG에 승리한게 아니라 인생에 승리한 것 같다는 느낌을 팍팍 주면서 ㅠㅠ 제대로 먹고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디저트마저 엄청난 수준으로 기억. 잘 가동 안하던 아이스크림 기계가 제대로 가동하고 그 옆에는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먹을 것까지 구비해놨으니;;;

어쨋든 그런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그 날 하루만큼은 Viva America![..] 역시 상국은 최강이다! Long Live 황상폐하![.....] 등등을 외치면서 보냈습니다.

그 이후 한동안 배럭이사도 지연되었기에 참으로 만족스러워 했었지요;;;


그러나 결국 이사는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이 없는 것은 저희와 배럭을 바꾸게 된 해당 부대 카투사들도 근무지에서 멀어진다면서 별로 이사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거. 양쪽 모두 원하지 않는 이사를 강제하는 담당 NCOIC(NCO In Charge)들의 행정편의주의를 일단 까주고[...]


어쨋든 새 배럭에 들어가보니... 이건 좀 가관입니다.

여름에 비가 좀 많이 오면 물이 바닥을 통해 들어오는게 다반사이며 가구에는 물이 침범한 흔적이 있고, 전에 제 방을 사용했던 미군이 쓰레기를 잔뜩 버리고 갔고 마지막으로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은 분명 아니지만... 벌레도 잘 들어오고... 위생면에서 참 걱정되는 곳입니다.

뭐 그보다는 '좋은 배럭'에서 '나쁜 배럭'으로 이사갔다는 다운그레이드 자체가 심리적인 충격이 컸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드디어 유일초강대국의 세계질서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조만간 서쪽에서 뜬 용이 동쪽의 양키들을 제압할 것이니[....]'같은 헛소리가 점점 현실화 되어 가는게 아닐까 하는 심정을 가슴속에서 지우기 어렵게 되었답니다.

미군들의 행정막나가주의에 대해서는 언젠가 또 설명할 기회가 있을테니 이쯤에서 줄이지요.


2. 이번 분기에는 특별히 애니를 많이 감상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여차저차 완결 낸게 2개 있습니다.


일단 그중 하나인 CANAAN의 경우.

'역시 달동네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자기들도 모른다';;가 정답이 되겠습니다.

차라리 메기솔의 빅 보스-솔리드 스네이크-리퀴드 스네이크 라인업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는게 스토리와 갈등구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정도로 설정이나 배경, 캐릭터 자체는 잘 꾸며놓았지만 그것을 배치하는 방식과 화술이[...] 솔까말 좀 엉망진창입니다. 그런데 그 엉망진창이란게 일부러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배어있어서 더 엉망진창입니다 ㅡㅡ 하여간 더 할 말이 없음[..]

 
그 외에 한 에피소드를 2번, 3번씩 보면서 끝낸 오랜만에 재밌게 본 바케모노가타리.

제가 본래 만담을 꽤 좋아합니다. 사실 만담이라기 보단 '궤변' 내지는 '말장난'을 좋아한다에 더 가깝습니다만, 어쨋든 만담형 애니로서 바케모노가타리는 아주 특출나진 않아도 충분히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즘엔 그리 많지 않은... 상당한 수준의 하렘물이라는 것과[..] 저는 중동사회에 일부일처제를 강제로 도입하려는 네오콘이기에 하렘물을 꺼린다는 사실도 있고..[쾅]해서 그리 코드가 잘 맞지는 않을 것 같았는데, 대충 만족하고 넘어간걸 보면 저도 많이 관대해진 것 같습니다[끌려간다]


3. Halo ODST... 1의 향수가 듬뿍 느껴지는 반복맵;;도 괜찮았(?)지만 역시 번지는 '게임'을 만들줄 아는 작자들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디자인 자체가 '코버넌트 침공으로 엉망이 된 뉴 몸바사 시내의 밤거리를 혼자 헤매는 ODST 병사'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스토리, 설정이 중시되는 이 시리즈에선 꽤 합격점인데 연출이나 스토리텔링도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높은 평을 해주고 싶은 것은 오디오 로그. 스토리에 대한 부가설명도 되지만 코버넌트 침공의 충격과 공포를 본 게임보다 훨씬 잘 전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는 건 흔한 훼이크고, 사실 이번 ODST에서 가장 좋았던것은 1의 강력한 핸드건의 복귀입니다[..] 진짜 플라즈마라이플로 아머 벗기고 핸드건의 헤드샷 1방으로 재수만빵고릴라 브루트들을 바닥에 누운 고깃덩이로 만드는 쾌감이 좀 쩔지 말입니다?;;;;

사생결단(Firefight)모드는 아직 해보지 못했는데, 매치메이킹이 없어서 아마 앞으로도 해보기 좀 힘들지도... 어쨋든 싱글플레이에서 전투의 만족감은 물론 전반적인 분위기와 스토리도 만족할만한, 앞으로도 꼭 소장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몇 안되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다만 후반부에 다소 설정충돌의 위험이 있다는 것은... 뭐 본래 헤일로 시리즈에서 설정충돌해 먹은게 한둘이 아니므로 대충 넘어가죠[쾅]



이렇게 대충대충[..] 또 한달이 지나갔습니다. 군입대한지도 5개월째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생활은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만 아직도 제대후 무엇을 할지, 또 잡다한 밀덕/정보덕/애니덕 본성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뭐 그래도 여차저차 어찌 잘 되지 않겠습니까. 라는 기묘하고 어이없으며 사실은 부정적인 긍정적 사고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답니다.(달빠같은 화법은 쓰지마!)

by 라피에사쥬 | 2009/09/28 13:01 | Grayworld - 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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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force at 2009/09/28 13:15
역시 행정군대 미군이군요. 시간을 달려 멕클레란을 제거해야...(야)

CANAAN은 뭣보다도 2화에서 CIA SOG, 9화에선가 JSOC SMU--(DAO로 보건대 델타나 AFSOC STS)가 처자 한명에게 작살난다는게ㅠㅠ

라이브는 언제쯤 접속하시는지요'ㅅ'? 주말에 켐페인 코옵이나 파이어파이트라도 합시다'ㅅ'

P.S. 아, 오디오 로그는 ILoveBees 만든 팀이 설립한 회사에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ILoveBees의 설정(Chatter)같은 것도 나오는데다가 연기도 참 좋아서 만족스러움.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28 19:18
9화쯤의 SMU는 아예 델타 1st company, 24th STS라고 쭉 나오더군요. 뭐 설정상 그 처자가 웬만한 살인귀급 괴물이다 보니 어쩔 수야 없지만 그건 둘째치고 이리저리 막 밀어붙이는 전개에 어려운 대사 남발은 변함없는 뷁입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테러집단이면 테러집단답게 자살폭탄트럭이나 홈메이드로켓탄 같은 극히 효율적인 방식으로 사람을 괴롭히란 말이죠 흥;;(오히려 가끔 디테일하게 나오는 중국공안쪽 애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주엔 5DAY 패스가 나오니 종종 접속하겠습니다;; 오디오로그는 역시 예상한대로. 한국어판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북미판을 못들어보는게 아쉽)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9/28 14:11
고생이 많으시네요. 토닥토닥.....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28 19:16
고생이라기보단 그냥 좀 '점점 발전하는 상국!'을 보고 싶었는데 그 반대를 보는 것 같아서 안구에 습기가 좀 찼을 뿐입니다. 어쨋든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카린트세이 at 2009/09/28 14:20
아무래도 작전보단 지원쪽에 신경을 더 쓰는 미군답게, 저런 문제가 있는가보군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28 19:14
뭐 그런거랑은 좀 상관없이 전반적인 고질병이라고나 할까요. Enlisted들은 그냥 수준이 낮고, Officer들은 자기보호에 급급해서 답답한...

사실 이 병은 ROKA,ROKAF,ROKN/M이 더 심한 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순 없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R쟈쟈 at 2009/09/28 16:20
카난은 달동네 물건은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28 19:17
달동네와 '매우' 관련이 깊답니다. 원작을 한번 찾아보세요. 물론 원작에서도 본편이 아니라 보너스시나리오 급이었지만, 제가 지적한 문제들은 원작도 갖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R쟈쟈 at 2009/09/28 22:26
음, 원작은 춘소프트의 물건이라 달동네와 큰 관계가 없다고 한겁니다만^^...


뭐 나스와 캐릭터 디자이너의 이야기라고 하면 뭐 그러려니 합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1
그걸 빼놓고 달동네를 논하는것 자체가 좀 무리죠 -_-
Commented by 카군 at 2009/09/28 23:24
아이고 고생 많으셨습니다ㅠㅠ(토닥) 웬지 모르게 우리 쪽에서는 "미군의 행정은 최고!"라 하곤 하는데 정작 그쪽에선 또 그게 아닌 모양이군요...;

ps. 카난이야 뭐 달동네의 고질적 문제점에다가 애니 스탭들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고질적 알파벳 수프 지랄(...) 등등 아주 골때렸죠. 바케모노가타리는 쵝오. 개인적으로는 히타기=마요이>>>>나데코>>>4차원>>>안들호>>>넘사벽>>하네카와>>>이쯤되면 hate의 영역(...)>>>칸바루였습니다만.(먼산)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1
짜증나는 부분에서도 철저하게 최고거든요 큭;;;
Commented by 강군이어라 at 2009/09/29 09:29
저런... 환경이 좋아도 하기 힘든게 군 생활이라던데... --;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2
보통 좋으면 좋은대로 주변에서 압박이 심한법입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9/09/29 17:08
진짜 전쟁에 승리하면 식사에 뭐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6
당분간 별로 승리할 곳이 없다는게 이쪽 담당자들에겐 다행일지도 모릅니다?(DFAC예산도 행정의 분야인법;;)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9/09/29 19:23
내일이면 상병인데 이등병때나 달라지는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단... ㅠ.ㅠ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6
ROKA앞에선 그저 할말이 없는겁니다 ㅠ.ㅠ
Commented by 번동아제 at 2009/09/29 23:06
제가 있는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계시는군요. 잘 지내시길...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7
역시 3장군의 아버님께선 범상치 않은 곳에 계셨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telcontar at 2009/09/30 18:27
Victory meal 이라..... 디팩들이 번갈아가며 문을 닫는 곳은 그저 웃지요... 하하하하하...ㅠㅠ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9/30 19:49
AREA1은!!! 이라크와 A-stan을 능가하는 격전지요!! 용자의 간성이라!!![쾅]

어쨋든 정말 케이시쪽 생활은 도통 이해 못하겠더군요. 조만간 그곳에 배치된 동기들과도 만날 예정인데 과연 어떤 생활관의 차이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여기선 케이시에 대해 첫날 잠을 안재운다느니 신병을 런닝머신에 올려놓고 3시간씩 달리게 만든다느니 별의별 소문이 다 돕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0/02 08:31
hwan2230에게// 블로그 규정 위반으로 댓글은 삭제한다. 참고 : SH군 휴가는 10월 30일부터임.
Commented by hwan2230 at 2009/10/02 09:19
규정위반이라니 이 내가..! 음 어쨌든 심하게 흥분을 했군. 미안하게 생각하고. 10월 30일부터라니 잘됐구만.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10/05 19:29
다시 정정, 10월 31일 나온다고. 나도 어차피 11월에 연가 나오긴 나오는데, 언제가 될지는 몰라서 안습한 상황 ㅠㅠ
Commented by hwan2230 at 2009/10/10 18:29
흠 그럼 본인도 31일로 나갈까 흠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야겠구만 다음주에 휴가계획을 올려야하는데..
Commented by 백범 at 2009/11/08 20:55
아이... 지나가다 들립니다. 님의 메인화면이 인상적이네요. 아이가 (불에) 타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지금 수많은 아이들이 타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타고... 아니 찢겨지고 있지요. 가위와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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